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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식의흐름

그리운 것을 한 단어로



친구와 서울현대미술관(MOMA)에 가 보았다.
상설전시 중 한 곳에서 참여형 예술로, 그리운 것을 한 단어로 적어 내면 사람들의 단어조각들을 모아 벽 한켠에 크게 붙여놓는 파트가 있었고
그리운 것,이기에 생각은 아주 먼 과거로 돌아갔고
친구는 헬싱키, 나는 스물 넷.을 적어 내었다.
친구와 나는 서로 비슷할 줄 알았다며 깔깔대었고
나는 곧내 머뭇거림 없이 적어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.

자유로왔기 때문일까
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걸으며 시작했던 스물 넷,
그 후 독일-프랑크푸르트-처음 경험해 본 유럽-다시 스페인..그 순간의 젊고 순수했던 내가 그리운걸까 아님 그 때의 사람들이 풍경들이 자유로움이 그리운걸까
아무 것도 정해져 있지 않았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그러나 사실은 귀국해서는 곧장 취업해야만 했던 4학년이었는데..2년간 고시생 같지 않았음에도 어쨌거나 힘들었던 나이롱고시생활을 벗어나서? 그 때도 여유롭지 않아 힘들었고 독일의 봄은 추웠고 외국인으로서 느낀 분리감은 견딜 수 없을 정도였는데도?

그 속에서 보낸 하루하루가 파편화되어 존재한다. 조각조각 떠오르는 순간들마다 느꼈던 감정들이 몰려오고 몰려오는 감정의 파도가 벅찰 정도로 그립다. 아름다웠던 나날들이었구나, 조금 더 즐기고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내 감정에 충실했어야 했는데,
큰 후회는 없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.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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